장염은 모두 다른 사람에게 옮는 질환이 아닙니다. 장염은 위와 장에 염증이 생겨 설사, 구토, 복통, 발열 등이 나타나는 상태를 넓게 부르는 말이며, 원인이 무엇인지에 따라 전염 여부가 달라집니다.
노로바이러스나 로타바이러스처럼 바이러스가 원인인 장염은 가족 사이에서 쉽게 퍼질 수 있습니다. 일부 세균성 장염도 환자의 대변이나 오염된 손, 음식과 물을 통해 전파될 수 있습니다.
반면 과식, 술, 약물 부작용, 음식 불내증, 염증성 장질환, 허혈성 장염 등 감염이 아닌 원인으로 생긴 장염은 다른 사람에게 전염되지 않습니다.
원인을 아직 확인하지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구토와 설사가 생겼다면 일단 감염성 장염일 가능성을 생각하고 손 씻기와 화장실 소독을 철저히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전염되는 장염
가족에게 잘 옮는 대표적인 장염은 노로바이러스 감염증입니다. 노로바이러스는 적은 양만 몸에 들어와도 감염될 수 있고, 환자의 대변과 구토물에 많은 바이러스가 포함될 수 있습니다.
로타바이러스도 전염될 수 있으며 특히 영유아에게 설사와 구토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방접종을 받지 않은 영유아나 어린이집처럼 여러 아이가 함께 생활하는 환경에서는 쉽게 퍼질 수 있습니다.
살모넬라균, 병원성 대장균, 이질균과 같은 일부 세균성 장염도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통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일부 균은 환자의 손이나 대변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전파될 수도 있습니다.
식중독이라고 해서 모두 사람 사이에 옮는 것은 아닙니다. 음식 속에서 이미 만들어진 독소를 먹어 생긴 식중독은 같은 음식을 먹은 사람들에게 함께 발생할 수 있지만, 환자에게서 다른 가족으로 계속 전염되는 방식은 아닐 수 있습니다.
전염되지 않는 장염
과식하거나 기름진 음식을 많이 먹은 뒤 생긴 일시적인 설사와 복통은 일반적으로 다른 사람에게 옮지 않습니다.
우유를 소화하지 못하는 유당불내증, 특정 음식에 대한 알레르기나 불내증, 항생제나 다른 약물로 생긴 설사도 원인 자체가 감염이 아니라면 전염되지 않습니다.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 같은 염증성 장질환은 면역 반응과 관련된 만성질환이며 접촉으로 옮지 않습니다.
장으로 가는 혈액이 부족해 발생하는 허혈성 장염도 전염병이 아닙니다. 따라서 허혈성 장염을 경험한 사람이 있었다고 해서 가족에게 옮기는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옮나요
감염성 장염은 환자의 대변이나 구토물에 있던 바이러스와 세균이 손을 거쳐 입으로 들어가는 방식으로 주로 전파됩니다. 이를 분변-경구 전파라고 합니다.
환자가 화장실을 사용한 뒤 손을 제대로 씻지 않고 수도꼭지, 문손잡이, 리모컨, 냉장고 손잡이 등을 만지면 다른 가족의 손으로 병원체가 옮겨갈 수 있습니다.
다른 가족이 오염된 물건을 만진 뒤 손을 씻지 않고 음식물을 먹거나 입과 코 주변을 만지면 감염될 수 있습니다.
환자가 음식을 조리하면서 손 위생을 지키지 않은 경우에도 음식 전체가 오염될 수 있습니다. 특히 익히지 않고 바로 먹는 과일, 김밥, 샐러드, 반찬은 조리 후 다시 가열하지 않기 때문에 전파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구토할 때 작은 침방울과 구토물 입자가 주변으로 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환자가 토한 자리는 눈에 보이는 부분만 닦고 끝내지 말고 주변 바닥과 접촉면까지 소독해야 합니다.
화장실을 같이 써도 되나요
화장실이 하나뿐이라면 가족이 함께 사용할 수 있습니다. 다만 환자가 사용한 뒤 변기와 주변 접촉면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감염 위험이 커질 수 있습니다.
가능하다면 환자가 사용하는 화장실을 따로 정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화장실을 따로 쓸 수 없다면 환자가 사용한 뒤 변기 시트, 변기 뚜껑, 물 내림 버튼, 수도꼭지, 문손잡이를 자주 닦고 소독해야 합니다.
변기 물을 내릴 때는 뚜껑을 닫는 것이 좋습니다. 설사 변에 포함된 미세한 입자가 주변으로 튀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화장실 안에 개인 수건을 여러 사람이 함께 걸어 두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손을 씻은 뒤 종이타월을 사용하거나 각자 수건을 따로 사용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환자의 칫솔은 다른 가족의 칫솔과 닿지 않도록 따로 보관합니다. 칫솔컵도 가능하면 구분하여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손 씻기가 중요합니다
장염 전염을 막는 가장 중요한 방법은 흐르는 물과 비누로 손을 씻는 것입니다. 손바닥뿐 아니라 손등, 손가락 사이, 손톱 밑, 엄지손가락과 손목까지 30초 이상 꼼꼼히 씻습니다.
화장실을 사용한 뒤, 환자를 돌본 뒤, 구토물이나 대변을 처리한 뒤, 음식을 만들기 전과 먹기 전에는 반드시 손을 씻어야 합니다.
노로바이러스는 알코올 손소독제만으로 충분히 제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손소독제를 사용했더라도 가능한 한 비누와 흐르는 물로 다시 씻는 것이 좋습니다.
일회용 장갑을 착용했다고 해서 손 씻기를 생략해서는 안 됩니다. 장갑을 벗는 과정에서 손이 오염될 수 있으므로 장갑을 버린 뒤에도 손을 씻어야 합니다.
구토물 처리 방법
환자가 토하거나 설사를 흘린 경우에는 주변 사람을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고 창문을 열어 환기합니다.
처리하는 사람은 일회용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합니다. 종이타월이나 버릴 수 있는 천으로 바깥쪽에서 안쪽 방향으로 조심스럽게 닦아 오염 범위가 넓어지지 않도록 합니다.
사용한 종이타월, 장갑과 오염된 쓰레기는 비닐봉지에 넣어 입구를 단단히 묶어 버립니다.
눈에 보이는 오염물을 먼저 제거한 뒤 염소계 소독제를 사용해야 합니다. 대변이나 구토물이 그대로 남은 상태에서 소독제만 뿌리면 충분한 효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소독제는 제품마다 염소 농도가 다르므로 제품 표시사항에 적힌 감염성 오염물 소독 희석 비율을 따라야 합니다. 다른 세제나 식초, 산성 세정제와 락스를 섞으면 유독가스가 생길 수 있으므로 절대로 함께 사용하면 안 됩니다.
소독 후에는 충분히 환기하고, 손에 소독제가 묻지 않도록 주의합니다. 어린이나 반려동물이 소독한 곳에 바로 접근하지 않도록 합니다.
화장실 소독 범위
변기 안쪽만 소독해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변기 시트와 뚜껑, 물 내림 버튼, 화장지 걸이, 수도꼭지, 세면대, 문손잡이처럼 손이 자주 닿는 곳을 함께 닦아야 합니다.
환자가 구토했다면 구토물이 떨어진 장소만이 아니라 주변 벽, 가구와 바닥까지 오염되었을 가능성을 고려합니다.
청소할 때 사용한 걸레를 다른 방 청소에 다시 사용하면 오염을 옮길 수 있습니다. 가능하면 일회용 청소포를 사용하고, 걸레를 사용했다면 다른 세탁물과 분리하여 세탁합니다.
스마트폰, 리모컨, 키보드와 문손잡이도 가족이 자주 함께 만지는 물건입니다. 제품이 손상되지 않는 범위에서 제조사의 소독 방법에 따라 자주 닦아 주는 것이 좋습니다.
빨래는 어떻게 하나요
대변이나 구토물이 묻은 옷과 침구는 흔들지 말아야 합니다. 세탁물을 흔들면 오염 물질이 주변에 퍼질 수 있습니다.
오염된 세탁물은 장갑을 끼고 따로 모아 세탁합니다. 세탁물이 견딜 수 있다면 가능한 높은 온도의 세탁 과정을 이용하고 완전히 건조합니다.
세탁물을 만진 뒤에는 장갑을 벗고 손을 비누로 씻습니다. 세탁 바구니에도 오염물이 묻었을 수 있으므로 함께 닦아 주는 것이 좋습니다.
환자의 수건과 속옷, 침구를 다른 가족이 공동으로 사용해서는 안 됩니다. 증상이 멈춘 뒤에도 일정 기간은 개인용품을 분리해서 사용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식기와 음식 관리
감염성 장염 환자는 다른 사람의 음식을 만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증상이 사라진 뒤에도 최소 48시간 동안은 가족의 음식 조리와 배식을 피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환자가 사용한 접시와 컵은 일반 세제를 사용해 충분히 씻고 완전히 건조합니다. 식기세척기가 있다면 식기가 견딜 수 있는 높은 온도의 세척 과정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환자와 음식을 한 접시에서 함께 먹거나 숟가락과 컵을 돌려 쓰는 행동은 피합니다. 반찬도 개인 접시에 덜어서 먹는 것이 좋습니다.
환자가 먹다 남긴 음식은 다른 사람이 먹지 않는 것이 안전합니다. 손이나 침이 닿은 음식은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어패류는 충분히 익혀 먹고, 채소와 과일은 흐르는 물에 깨끗이 씻어야 합니다. 노로바이러스 예방을 위해 어패류는 중심까지 충분히 가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언제까지 전염되나요
노로바이러스는 증상이 있는 동안 전염력이 높습니다. 구토와 설사가 멈춘 뒤에도 바이러스가 대변으로 배출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증상이 사라진 뒤 최소 48시간까지는 학교, 어린이집, 직장과 외출을 자제하고 다른 사람의 음식을 만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48시간이 지나면 전염 가능성이 완전히 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증상이 좋아진 뒤에도 손 씻기와 화장실 위생은 계속 철저히 지켜야 합니다.
특히 음식점, 학교, 어린이집, 병원과 요양시설에서 근무하는 사람은 많은 사람에게 전파할 수 있으므로 복귀 시기를 더 엄격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족과 격리해야 하나요
가능하다면 환자는 증상이 심한 동안 별도의 방에서 생활하고 식사도 따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노인, 영유아, 임신부와 면역력이 약한 가족과는 직접 접촉을 줄입니다.
환자와 돌보는 사람을 가능한 한 한 명으로 정하면 여러 가족이 동시에 노출되는 것을 줄일 수 있습니다.
다만 집에서 완전한 격리가 어렵더라도 손 씻기, 화장실 소독, 수건 분리와 음식 조리 제한을 지키면 전염 위험을 상당히 줄일 수 있습니다.
환자가 사용한 그릇이나 옷을 만졌다는 이유만으로 반드시 감염되는 것은 아닙니다. 오염된 손이 입으로 들어가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장염 환자의 식사
장염이 있다고 무조건 오랫동안 굶을 필요는 없습니다. 구토가 심할 때는 한꺼번에 많은 양을 마시지 말고 물이나 경구수분보충액을 조금씩 자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구토가 줄어들면 죽, 밥, 바나나, 감자, 식빵처럼 부담이 적은 음식을 소량부터 먹을 수 있습니다. 환자가 먹을 수 있는 범위에서 식사를 이어가는 것이 좋습니다.
기름진 음식, 술, 카페인이 많은 음료와 지나치게 매운 음식은 설사와 복통을 악화시킬 수 있어 회복될 때까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이온음료는 당분이 많아 심한 설사 때 적절한 전해질 비율을 제공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탈수가 걱정된다면 약국에서 판매하는 경구수분보충액을 이용하거나 의료진에게 상담하는 것이 좋습니다.
설사약은 주의합니다
성인의 가벼운 물설사에는 증상에 따라 지사제를 사용할 수 있지만, 모든 장염에 적합한 것은 아닙니다.
혈변이나 고열이 있거나 세균성 장염이 의심되는 상태에서 지사제를 임의로 사용하면 균이나 독소의 배출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영유아에게는 성인용 지사제를 임의로 먹이면 안 됩니다. 복용 중인 약과 기저질환에 따라 선택이 달라지므로 약사나 의사에게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항생제도 모든 장염에 사용하는 약이 아닙니다. 바이러스성 장염에는 항생제가 효과가 없으며, 일부 세균성 장염은 항생제 사용이 오히려 적절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병원에 가야 할 때
물을 마셔도 계속 토하거나 소변량이 눈에 띄게 줄고 입이 심하게 마르며 어지러운 경우에는 탈수를 의심해야 합니다.
피가 섞인 변, 검은색 변, 심한 복통, 고열이 있거나 설사와 구토가 계속 심해지는 경우에는 진료가 필요합니다.
복통이 배 전체가 아니라 오른쪽 아랫배처럼 특정 부위에 매우 심하게 나타나거나 배가 딱딱해진다면 단순 장염이 아닌 충수염이나 다른 복부질환을 확인해야 합니다.
영유아가 눈물을 흘리지 않고 울거나 기저귀가 오랫동안 젖지 않으며 축 처지는 경우에는 빠르게 진료받아야 합니다.
노인, 임신부, 면역저하자, 신장질환이나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은 탈수와 전해질 이상이 더 위험할 수 있으므로 증상이 심하지 않아도 일찍 의료진과 상담하는 편이 좋습니다.
실제 상황별 판단
가족 여러 명이 같은 음식을 먹은 뒤 비슷한 시간에 구토와 설사를 시작했다면 음식으로 인한 감염이나 식중독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한 명이 먼저 아프고 하루나 이틀 뒤 다른 가족에게 구토와 설사가 차례로 발생했다면 가족 사이에서 감염성 장염이 전파되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특정 가족만 우유를 먹을 때마다 복통과 설사가 생기고 다른 가족에게 증상이 없다면 유당불내증처럼 전염되지 않는 원인일 수 있습니다.
항생제를 복용한 뒤부터 설사가 시작되었다면 약물 관련 설사 가능성도 있습니다. 다만 일부 항생제 관련 장염은 의료기관의 확인이 필요하므로 심한 설사가 계속되면 진료받아야 합니다.
자주 하는 오해
첫 번째 오해는 장염은 모두 변기를 통해 옮는다는 생각입니다. 화장실은 중요한 전파 장소지만, 오염된 손과 음식, 물건, 구토물 등 여러 경로로 전파될 수 있습니다.
두 번째 오해는 화장실만 따로 쓰면 전염되지 않는다는 생각입니다. 환자가 냉장고 손잡이와 리모컨, 식기 등을 만진 뒤 손 위생을 지키지 않으면 다른 곳에서도 전염될 수 있습니다.
세 번째 오해는 손소독제만 사용하면 충분하다는 생각입니다. 노로바이러스 예방에는 흐르는 물과 비누를 이용한 손 씻기가 더 중요합니다.
네 번째 오해는 설사가 멈추면 곧바로 음식을 만들어도 된다는 생각입니다. 노로바이러스는 증상이 사라진 뒤에도 전파될 수 있어 최소 48시간은 다른 사람의 음식을 만들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다섯 번째 오해는 장염 환자는 무조건 굶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탈수를 막기 위해 수분과 전해질을 보충하고, 구토가 줄면 소화하기 쉬운 음식부터 다시 먹는 것이 좋습니다.
가정 관리 핵심
장염의 원인을 모르는 동안에는 감염성이라고 생각하고 관리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환자는 가능하면 별도 공간을 사용하고 다른 사람의 음식 조리를 중단합니다.
가족 모두 화장실 사용 후와 식사 전에 비누로 30초 이상 손을 씻습니다. 개인 수건과 식기를 구분하고, 변기와 문손잡이, 수도꼭지를 자주 소독합니다.
구토물과 설사로 오염된 곳은 장갑과 마스크를 착용한 뒤 즉시 닦고 염소계 소독제로 처리합니다. 락스를 다른 세제와 섞지 않습니다.
구토와 설사가 멈춘 뒤에도 최소 48시간은 등교, 출근과 음식 조리를 피하고 위생관리를 계속합니다.
화장실을 함께 쓰는 것 자체가 반드시 감염을 일으키는 것은 아닙니다. 가장 큰 위험은 오염된 손과 물건을 제대로 씻거나 소독하지 않은 채 음식이나 입을 만지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