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병원만 갈 필요는 없습니다
ADHD 진료와 검사는 대학병원에서만 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서도 ADHD 상담, 진단, 약물치료를 받을 수 있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원도 의사가 진료하는 정식 의료기관입니다. 따라서 동네 의원에서 받은 ADHD 진단이 대학병원 진단보다 효력이 떨어지거나 비공식 진단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다만 모든 정신건강의학과가 청소년 ADHD를 진료하거나 같은 종류의 검사를 갖추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방문하기 전에 고등학생 진료가 가능한지, ADHD 평가를 하는지, 주의력검사를 병원 안에서 받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신병원보다 진료과를 확인합니다
ADHD 진료를 받을 때는 흔히 사용하는 ‘정신병원’이라는 표현보다 ‘정신건강의학과’를 기준으로 찾는 것이 정확합니다.
간판에 정신건강의학과의원이라고 표시된 동네 병원도 있고, 종합병원이나 대학병원 안에 정신건강의학과가 설치된 경우도 있습니다. 청소년을 주로 진료하는 곳은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소아정신과, 청소년 클리닉 등으로 표시되기도 합니다.
고등학생이라면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가 가장 알맞지만, 일반 정신건강의학과 중에도 중학생과 고등학생을 진료하는 곳이 많습니다. 반대로 성인만 진료하는 의원도 있으므로 나이를 말하고 예약 가능 여부를 확인해야 합니다.
모든 병원에서 같은 검사를 하지는 않습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진료가 가능하다고 해서 모든 병원에 컴퓨터 주의력검사나 종합심리검사 장비가 있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의원은 의사 면담과 ADHD 설문검사, 보호자 면담을 중심으로 진단합니다. 다른 의원은 CAT, ADS, ATA, 연속수행검사와 같은 컴퓨터 주의력검사를 병원 안에서 함께 진행합니다.
종합심리검사가 필요한 경우 병원에 근무하는 임상심리전문가가 검사하기도 하고, 협력하는 외부 심리검사기관으로 연결하기도 합니다. 검사 장비가 없다고 해서 해당 병원에서 ADHD 상담이나 진단을 전혀 할 수 없다는 뜻은 아닙니다.
ADHD는 검사 하나로 결정하지 않습니다
ADHD는 피검사나 엑스레이처럼 한 번의 검사 결과만으로 확정하는 질환이 아닙니다. 의사와의 면담, 현재 나타나는 행동, 어릴 때부터의 생활 모습, 학교와 가정에서 겪는 어려움을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고등학생은 현재 집중력뿐 아니라 초등학교와 중학교 때의 모습도 중요합니다. 어릴 때부터 준비물을 자주 잃어버렸는지, 숙제를 끝내기 어려웠는지, 실수가 많았는지, 수업 중 딴생각이 잦았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부모가 작성하는 설문과 학교 성적표, 생활기록부, 교사의 의견도 참고자료가 될 수 있습니다. 본인이 작성한 설문에서 별문제가 없게 나오더라도 부모나 교사의 평가에서는 어려움이 확인되기도 합니다.
컴퓨터 주의력검사는 지속적인 집중력, 충동적인 반응, 반응 속도 등을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보조검사입니다. 검사 점수가 나쁘다고 바로 ADHD가 확정되는 것도 아니고, 정상이라고 ADHD가 완전히 제외되는 것도 아닙니다.
처음에는 가까운 의원도 충분합니다
ADHD가 의심되어 처음 진료를 받는 단계라면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서 시작해도 됩니다. 처음부터 대학병원에서 비싼 종합검사를 모두 받을 필요는 없습니다.
첫 진료에서는 집중력 문제가 언제부터 있었는지, 공부뿐 아니라 일상생활에서도 나타나는지, 수면시간과 스마트폰 사용량은 어느 정도인지, 불안이나 우울감이 함께 있는지 등을 확인합니다.
상담 결과 ADHD 가능성이 높으면 설문검사나 주의력검사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최근 수면 부족이나 시험 스트레스의 영향이 더 커 보인다면 생활을 조절한 뒤 경과를 먼저 살펴볼 수도 있습니다.
약물치료가 필요한 경우에도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서 처방과 경과 관찰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약을 시작한 뒤에는 식욕, 수면, 체중, 혈압, 맥박, 집중력 변화 등을 확인하며 용량을 조절합니다.
대학병원이 더 적합한 경우
주의력 문제 외에 우울증, 심한 불안, 틱, 학습장애, 발달 문제, 자폐스펙트럼 의심 증상 등이 함께 있다면 대학병원이나 소아청소년 전문 진료기관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동네 의원에서 치료를 충분히 받았는데도 증상이 좋아지지 않거나, 여러 약에서 심한 부작용이 나타났거나, 진단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에도 대학병원에 의뢰할 수 있습니다.
지능검사, 정서검사, 학습평가, 신경인지검사 등을 종합적으로 받아야 하거나 다른 진료과와 협진이 필요한 경우에는 검사 인력과 진료과가 많은 대학병원이 편리할 수 있습니다.
다만 대학병원은 예약 대기기간이 길 수 있고 진료와 검사가 여러 날짜로 나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대학병원이라는 이유만으로 모든 사람에게 더 좋은 선택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상급종합병원은 의뢰서를 확인합니다
서울대학교병원과 같은 상급종합병원에서 건강보험 적용을 받아 외래진료를 받으려면 동네 병원이나 의원에서 발급한 진료의뢰서가 필요한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먼저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상담을 받은 뒤 정밀평가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받으면 진료의뢰서를 발급받아 대학병원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대학병원마다 예약 방법과 제출서류가 다를 수 있으므로 예약센터에 고등학생 ADHD 초진이 가능한지, 진료의뢰서가 필요한지, 어느 진료과로 예약해야 하는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예약할 때 확인할 내용
전화로 예약할 때는 “고등학교 2학년인데 청소년 ADHD 초진이 가능한가요?”라고 먼저 확인하면 됩니다. 이어서 ADHD 상담만 가능한지, 컴퓨터 주의력검사도 시행하는지, 검사와 진료가 같은 날 가능한지 물어보는 것이 좋습니다.
보호자 동행이 필요한지, 첫 진료 예상 비용은 얼마인지, 주의력검사와 종합심리검사의 비용이 각각 얼마인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검사 결과 설명 비용이 검사비에 포함되는지 별도인지도 병원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검색 결과에 ADHD 검사라고 적혀 있어도 의료기관이 아닌 일반 심리상담센터일 수 있습니다. 진단과 약물치료까지 생각하고 있다면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진료하는 의료기관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병원을 찾는 방법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병원·약국 찾기에서 지역과 진료과목을 정신건강의학과로 설정하면 가까운 의료기관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병원 홈페이지나 지도 검색에서는 소아청소년 정신건강의학과, 청소년 ADHD, ADHD 검사, 주의력검사 등의 표현을 함께 확인하면 됩니다.
홈페이지에 ADHD가 적혀 있지 않더라도 진료하는 곳이 있으므로 전화 확인이 가장 정확합니다. 반대로 ADHD 검사를 광고하더라도 미성년자 진료를 하지 않는 곳이 있을 수 있습니다.
첫 진료 때 준비할 자료
최근에만 집중력이 떨어진 것인지 어릴 때부터 비슷한 문제가 있었는지 미리 생각해 가면 진료에 도움이 됩니다. 수면시간, 스마트폰 사용시간, 공부를 시작하고 유지하는 시간, 자주 미루는 일도 간단히 적어갈 수 있습니다.
초등학교와 중학교 생활기록부, 성적표, 담임교사의 의견, 과거 심리검사 결과가 있다면 가져가는 것이 좋습니다. 반드시 모두 준비해야 진료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과거 행동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복용 중인 약이나 영양제가 있다면 이름과 용량을 알려야 합니다. 카페인 음료를 자주 마시거나 밤낮이 바뀌어 있다면 그것도 숨기지 말고 이야기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호자와 함께 가야 할까
고등학생은 미성년자이므로 첫 진료 때 보호자 동행을 요청하는 병원이 있습니다. 보호자가 함께 가면 어린 시절의 행동과 발달과정을 설명할 수 있어 진단에도 도움이 됩니다.
병원에 따라 학생을 먼저 단독으로 면담한 뒤 보호자와 따로 상담하기도 합니다. 부모에게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다면 의사에게 혼자 이야기할 시간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
보호자 동행과 동의 절차는 병원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예약할 때 확인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첫날 바로 검사를 받을까
첫 방문에 모든 검사를 바로 진행하는 것은 아닙니다. 먼저 의사 진료를 받고 필요한 검사를 정한 뒤 다른 날짜에 예약하는 병원이 많습니다.
컴퓨터 주의력검사는 검사실 일정에 따라 당일 진행할 수도 있지만, 별도 예약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종합심리검사는 검사 시간이 길어 대부분 미리 예약합니다.
검사가 끝난 뒤에도 결과지만 받아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의사가 면담 내용과 검사 결과를 함께 해석해야 합니다. 검사일과 결과 설명일이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종합심리검사는 필수가 아닙니다
ADHD를 확인하려면 반드시 이른바 풀배터리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말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면담과 행동평가만으로도 진단이 가능한 경우가 있으며, 필요한 검사 범위는 증상에 따라 달라집니다.
학습능력, 지능, 정서 상태, 불안과 우울, 성격 특성까지 함께 확인해야 할 때 종합심리검사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집중력 문제만 비교적 뚜렷한데 처음부터 여러 검사를 한꺼번에 권유받았다면 각 검사가 왜 필요한지와 총비용을 물어봐도 됩니다.
뇌파나 뇌 MRI는 필수일까
일반적인 ADHD 진단을 위해 뇌파검사나 뇌 MRI를 모든 사람에게 시행하지는 않습니다. ADHD는 주로 면담, 행동관찰, 설문평가와 필요한 심리검사를 바탕으로 진단합니다.
의식이 끊기는 증상, 경련, 심한 두통, 신경학적 이상처럼 다른 질환을 의심할 만한 사정이 있을 때는 뇌파검사나 영상검사가 추가될 수 있습니다.
뇌검사를 받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ADHD 진단이 부정확한 것은 아닙니다.
실제 병원 선택 사례
어릴 때부터 숙제를 끝내기 어렵고 준비물을 자주 잃어버렸으며 고등학교에 올라와 문제가 심해진 경우라면 청소년 ADHD를 진료하는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서 시작할 수 있습니다. 면담과 설문을 진행한 뒤 필요한 경우 주의력검사를 추가하면 됩니다.
최근 몇 달 사이에만 집중력이 갑자기 떨어졌고 하루에 네다섯 시간밖에 자지 않는 경우라면 ADHD뿐 아니라 수면 부족, 불안, 우울감, 학업 스트레스도 함께 평가해야 합니다. 이 경우에도 가까운 의원에서 첫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주의력 문제와 함께 틱, 심한 우울감, 자해, 발달 문제, 학습장애가 의심되는 경우에는 소아청소년 전문의와 여러 검사 인력이 있는 대학병원이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가까운 의원에 주의력검사 장비가 없더라도 먼저 상담받을 수 있습니다. 의사가 검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검사가 가능한 다른 기관으로 의뢰할 수 있습니다.
자주 하는 오해
대학병원에서 검사해야만 공식적인 ADHD 진단이 된다는 생각은 잘못입니다.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에서 전문의가 진료하고 내린 진단도 의료기관의 정식 진단입니다.
컴퓨터 주의력검사 점수가 낮아야만 약을 처방받을 수 있다는 것도 모든 경우에 적용되는 말은 아닙니다. 검사 결과는 진단을 돕는 자료이며 최종 판단은 의사가 전체 증상과 생활 영향을 살펴보고 내립니다.
심리상담센터에서 검사를 받으면 바로 ADHD 진단과 약 처방까지 받을 수 있다는 생각도 주의해야 합니다. 상담센터에서는 심리검사와 상담을 받을 수 있지만 의학적 진단과 처방이 필요하면 의료기관의 의사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집중이 잘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모두 ADHD인 것도 아닙니다. 수면 부족, 우울증, 불안장애, 스마트폰 과사용, 학업 스트레스, 갑상샘 문제 등이 비슷한 증상을 만들 수 있습니다.
진료를 미루지 말아야 할 때
집중력 저하 때문에 학교생활을 거의 유지하지 못하거나 성적과 일상생활이 갑자기 크게 무너졌다면 진료를 미루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심한 우울감, 자해 행동, 죽고 싶은 생각, 며칠 동안 거의 잠을 자지 않는 상태, 현실과 맞지 않는 말이나 행동이 함께 나타난다면 ADHD 검사 예약만 기다리지 말고 빠르게 정신건강의학과나 응급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가장 현실적인 선택
처음 진료를 받는 고등학생이라면 청소년을 진료하는 가까운 정신건강의학과 의원을 먼저 찾는 방법이 가장 간단합니다.
예약 전에 고등학생 ADHD 진료 여부, 보호자 동행 여부, 주의력검사 가능 여부, 첫 진료와 검사 비용을 확인하면 됩니다.
의원에서 평가한 뒤 복합적인 문제가 확인되거나 정밀검사가 필요하면 진료의뢰서를 받아 대학병원으로 옮길 수 있습니다. 처음부터 무조건 큰 병원을 선택할 필요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