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철 에어컨에서 찬바람이 나오지 않아 점검을 받아보면 응축기 누설이라는 진단을 받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2017년에서 2019년 사이에 생산된 일부 LG 에어컨 모델에서 응축기 관련 고장 사례가 많이 알려져 있고, 실제로 일정 기간 동안 제조사가 부품비를 지원하는 방식의 특별 서비스가 운영되었다는 경험담도 온라인에서 여럿 찾아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지원이 종료된 뒤에 고장이 난 경우에는 수리비 전액을 소비자가 부담해야 한다는 안내를 받게 되어, 같은 제품인데 고장 시점에 따라 부담이 달라지는 것이 맞는지 답답함을 느끼는 분들이 많습니다.

무상 수리 이력이 곧 결함 인정일까

과거에 무상 수리나 부품비 지원 프로그램이 있었다는 사실만으로 제조사가 설계나 제조상의 결함을 법적으로 인정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제조사들은 특정 부품의 고장이 반복되거나 소비자 불만이 많을 때, 고객 만족 차원에서 한시적인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프로그램은 공식 리콜과는 성격이 다르며, 지원 기간이 끝나면 일반적인 유상 수리 기준이 적용되는 것이 보통입니다.

다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동일한 모델에서 비슷한 고장이 반복적으로 발생했고 실제로 지원까지 이루어졌다면, 제조사가 문제를 이미 알고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 생기는 것이 자연스럽습니다. 사용자의 과실이 아닌 부품 자체의 누설 문제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 부분은 법적인 판단과 소비자의 체감 사이에 간극이 있는 영역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비슷한 사례가 실제로 많습니다

같은 시기 제품을 사용하는 분들 중에는 올해 응축기 누설 진단을 받고 수리비로 30만 원에서 40만 원대의 견적을 안내받았다는 사례가 여럿 있습니다. 실외기가 아파트 베란다 바깥에 설치된 경우에는 작업 인원이 추가로 필요해 인건비가 더 붙기도 합니다. 또 처음에는 다른 부위의 누설로 진단받아 수리를 했다가 며칠 만에 다시 고장이 나고, 재점검 끝에 응축기 불량으로 최종 진단되는 등 원인을 찾는 과정이 길어져 고생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만큼 혼자만 겪는 일이 아니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지금 해볼 수 있는 대응 방법

수리를 진행하기 전이라면 다음과 같은 방법을 시도해볼 수 있습니다.

  • 서비스센터 기사님 선이 아니라 본사 고객센터에 정식으로 이의를 제기해보는 방법입니다. 동일 모델에서 같은 고장이 반복되고 있다는 점과 과거 지원 프로그램이 있었다는 점을 근거로 비용 지원이나 예외 처리를 요청해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경우에 따라 일부 비용이 지원되는 사례도 있습니다.
  • 상담 내용은 날짜, 상담자, 안내받은 내용을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후 분쟁이 생겼을 때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 제조사와의 협의가 어렵다면 한국소비자원에 피해구제를 신청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동일 모델에서 반복되는 고장이라는 점, 사용자 과실이 아니라는 점을 정리해서 접수하면 됩니다.
  • 수리 여부를 결정하기 전에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도 중요합니다. 응축기 누설은 질소 누설 검사 등으로 확인할 수 있으므로, 진단 근거를 명확히 요청하는 것이 좋습니다.

정리하며

과거 무상 수리 이력이 있다는 것만으로 곧바로 결함 인정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지만, 동일 모델에서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문제라면 소비자가 문제를 제기할 충분한 이유는 있습니다. 혼자 항의하는 것보다 비슷한 사례를 겪은 소비자들이 함께 목소리를 내고, 소비자원 같은 공식 기관을 통해 절차를 밟는 것이 변화를 만드는 데 도움이 됩니다. 수리비가 큰 금액인 만큼, 진행 전에 본사 이의 제기와 소비자원 상담을 먼저 거쳐보는 것을 권합니다.